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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우리집 화재 사건

없다캐라 2014. 5. 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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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화재 사건

4/26 토요일. 우리집 건물에 불이 났다.

임신한 아내가 위험했었다. 이거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 난 그곳에 없었다. 할머니 상을 치르고 서울로 올라오기 위해 시외버스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화재 현장





양산에서 3시 출발 차를 타고 동서울 가느라 오래 걸려서 밤이 되어야 도착했다. 어두웠지만 후레쉬로 보니 처참했고 폴리스 라인이 쭉 쳐져있었다.


아내는 옥상으로 피신한 후 소방관님께 구출되어 연기를 마셔서 아산병원 응급실로 갔는데 다행히 검사상으로는 별 문제 없다고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많이 놀랜것 같다. 게다가 임신까지 했는데 배가 자꾸 뭉친다고 한다.


사진은 다음날 오전에 와서 찍었다.


주차장에 있던 차 3대는 모조리 다 타고 뒷집 차 2대까지 태워서 총 5대가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2층은 많이 전소되어 피해가 컸고 그외에는 창틀, 배관 이런것들은 녹아버렸고 집안에 그을음, 재 같은 것들이 많이 들어와 버렸다.

또 각종 유독할것 같은 냄새가 심하다. 도저히 애기들이나 임신한 사람은 거주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발화 원인은 모르지만 이곳부터인 것 같다. 이 곳에 어느집에서 자꾸 종이를 모았었다. 재활용 쓰레기랑. 약간이 아니라 돈이 될 정도로 모았었다. 아내가 구조당할 때 소방관도 발화 시작점이 이곳이라고 했으니 차에서 부터 나진 않았다.

아무래도 담배 때문 같은데 우리 동네에 이렇게 뒷편에 숨어서 담배피우는 어린녀석들이 쫌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아님 다른데서 어른이 피우고 불똥을 던졌거나.


송파경찰서에서 듣기로는 수사기간이 한달넘게 걸리지 않을까? 라고 한다는데 휴~ 미치.


이놈의 집은 cctv 도 없다. 한개 있긴 한데 가짜이거나 돈아깝다고 안썼거나~

관리비는 꼬박꼬박 3만원씩 내고 있었는데... 하여간 별생각이 다 드네~

평속에 안전불감증인건 나도 마찬가지라 미리미리 지적 못한점도 있긴 하지만,,,, cctv가 있었단 말이다. 난 또 돌아가는줄 알았지. 썅~


어느집에서 종이를 모았는진 모르겠지만 대부분이 신혼이거나 애기 한명 있고 직장 댕긴다. 즉, 종이 모아 조금이라도 돈벌 사람 있는 곳은 딱 한집뿐이다.


이후 처리가 골치아프게 됐다.

이집은 6세대인데 집주인이 4명이다. 일부가 분양형태로 되어 있다. 뭐 하나 처리하려면 집주인이 다 모여야 하는데 지방에 있는 사람도 있고 해서 5/4일(일요일)에 모인다고 한다. 사고나고 8일 후에 회의를 하는 것이다. 또 수리비용에 대한 부담비율 같은 민감한 문제들이 걸려있다. 저 종이가 없었다면 담배래도 이렇게 큰화재로 안번졌을 것 아닌가? 또 화재보험을 아무도 안들어서 비용이 아까우므로 더 옥신각신할 것 같고, 뒷집에 차 2대 불탄거랑(아래 사진은 뒷집 차중 한대인 벤츠. ㅎㄷㄷㄷ) 건물 그을린 것 배상까지... 머리 아프게 됐다.

범인이 잡혀도 골치아픈데 잡히기가 쉽지도 않고...


우선은 전기끊기고 가스 못쓰고 배관 녹고 냄새 심하고... 여기서 살지는 못하고 처가집에서 지내는데 한달은 걸릴 것 같다.

따로 포스팅 하겠지만 내 첫차 붕붕이도 완전히 불에 탔다. ㅠㅜ 지못미~


딱 몇일 전부터 안좋은 일이 갑자기 동시에 터진다. 정신차리자~

다행히 아내와 배속의 태아는 무사하다~ 

아내는 서울시에서 무상으로 하는 심리상담을 받기로 했다. 소방서에서 이런 절차가 있으니 받아보라고 제안해 주셔서 하게 되었다.

아내는 내 앞에선 밝은 편인데 잠을 잘 못 이루고 집 이야기 하면 약간 무서워 한다. 마음이 아린다.

기운내고 극복해보자~


그래도 마지막으로 소방관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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