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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 캠코더 HDR-CX230 중고거래 후기

없다캐라 2020. 2. 25.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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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변변치 못한 아이템이 돼버렸지만 소니의 HDR-CX230 캠코더를 중고나라를 통해 거래하였다. 물론 팔았다. 애가 태어나고 나서 당시 폰으로 찍는 동영상보다는 더 좋은 퀄리티의 영상을 담기 위해 구매했었는데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아서 내놓았다.

한때는 좋았지

처음 샀을 때도 중고로 샀었다. 20~30 은 준거 같다. 대략 900만 화소였지만 흔들림 방지 기능, 미려한 Full HD 60p 영상, 그리고 한 손으로 가볍게 쥐어주면서 디스플레이 화면을 뒤집어 주기 등등 당시도 저렴한 편이었지만 가볍게 폼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첫째가 태어나서 목욕하는 장면도 찍고, 옹알이하는 모습도 찍고.... 당시엔 좋았다.

애가 크면서 그림자처럼 수발들기, 뛰어 댕기기, 놀아주기, 짐 들어주기 등등 보살피는 게 체력적으로 힘들게 되고 스마트폰도 점점 좋아지면서 방한 구석 상자 안에 고이고이 잠들어 있기를 몇 년째. 짐 정리하면서 이제 놓아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충전시켜주니 아직 생생하네.
HDR-CX230의 앞모습
HDR-CX230의 뒷태. 저렇게 짧지만 usb 선도 항상 붙어있다.

중고나라 호구

그런데 이 모델이 오래되어서 현재는 얼마가 적당한지 몰랐다. 검색해보니 2018 년 이후 검색 잡히지도 않는 구식 모델. 이렇게 오랫동안 안 쓸 거면 진작 내놓을걸 싶다.

얼마가 적당할지 몰라서 5만 원 내놓아 보았다. 그것도 소심하게 택배비 포함으로 해놓고. 직거래한다면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싫지만 내가 사는 동네도 올려놓았다. 안 팔리면 어떡하지? 하면서. 그런데 웬걸.

내놓자마자 잠시나마 전화통이 불이 났다. 그중 첫 번째 문자가 나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가격 잘못 올리신 거죠?". 

처음엔 내가 5만이 아니라 5천을 썼나 싶어서 답문 못하고 네이버 글을 다시 확인했다. 그동안 전화가 계속 울렸다. '싼가 보다' 하고 판단했을 때는 이미 돈 보내겠다고 계좌 불러달라고 문자가 꽤 와있었다. 이렇게나 기다리고 있던 사람이 많다니. 나름 구석기시대 물건이라 생각했는데도.... 싼 맛에 사려는 사람들이 여러 계신 것 같았다.

글을 내리고 다시 올리기에는 너무 얌체 같아서 첫 번째 전화 온 분께 거래를 하자고 했다.

신당동에서 UFO 찍는 일을 한다는 분이신데...... 천호동까지 바로 오겠다고..... 이제 물릴 수도 없다.

천호역에서 내드리면서도 속으로 '난 호구인가 보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래도 신당동 아저씨! 잘 써주세요. 물건은 정말 이상 없는 물건입니다. 32G 메모리는 덤입니다. 빼고 팔려니 너무 얌체 같아 그냥 붙여놓았습니다.  

우리 애기 많이 찍었던 정들었던 캠코더와 이렇게 이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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